부부는 일심동체라더니, 내가 안정을 찾자 무슨 눈치를 챘는지 남편의 생지랄이 도진 거 있죠. 내 자식 어따 갖다버렸나 대라고, 술만 먹고 들어오면 이렇게 내 살을 지진답니다. 술 안 먹을 때는 멀쩡해요. 아이들하고 놀아주기도 잘하고, 언제 그랬더냐 싶게 저를 위해주고 지진 자국이 덧나지 않게 연고도 사다가 정성스레 발라주고. 그럴 때 보면 눈물까지 글썽해요. 내 상처는 몸 밖에 있지만 그의 상처는 몸 속에 있다는 걸 느끼죠. 우리 둘 다 견디기 위해선 상처가 필요한 사람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