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박완서’를 안다. 정확히는 이름과 단편의 몇 편만을 알았다. 친구가 노란 표지의 ’박완서의 말‘을 읽고 있을 때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그녀를 칭송하고 우리에게 읽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도 나는 박완서을 안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께서 잊을 수 없는 글이 있다면 그것은 박완서의 글일 것이다 라고 하셨을 때도 나는 박완서을 안다고 했다. 그녀의 명성, 그녀를 향한 칭송, 그녀를 위한 모든이의 사랑을 난 알았다. 그래서 그녀를 안다고 여겼다. 독파 챌린지가 발판이 되어 내가 이렇게 작가님의 작품을 제대로 접하게 될 줄 몰랐다. ’근육의 모양‘까지 만 읽고 두고온 ’나주에 대하여‘ 작가님인 김화진작가가 이 책의 줌미팅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독파 챌린지에 참여하게 되었다. 필리핀에서의 봉사 일정 중 짬을 내여 읽고자 도서관에서 빌려온 ’기나긴 하루‘는 필리핀 봉사길에 오른 비행기 안에서 절반, 그 다음날 일정을 위해 4시간밖에 못자는데도 또 절반의 시간, 이른 아침부터 봉사를 가고 돌아온 늦은 저녁, 피곤하지만 다시 책을 펼치게 하면서 삼일정도의 시간을 걸쳐 완독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들의 마력은 뭘까. 나는 매력보다 마력이 항상 거대하다고 생각하는데 매력은 저절로 흐른다면 마력은 내가 이미 그 안에 잠겨있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내가 헤어나오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할머니와 비슷한 말투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이기도 하고 잠이 들기 전 할머니가 말해주는 재미난 이야기 같기도 하고 몰래 혼자 알고 있어야하는 비밀을 말하는 듯해서 이기도 하다. 너무나 많은 생각이 날 혼란으로 만들어 지금 책을 완독한 나는 이 책을 무엇이라 명명할 수 없지만 그래서 좋다. 그럼 다음 책을 읽어보자, 그 다음을 읽어보자가 다른 이야기를 넘길때마다 떠올랐듯이 작가님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더 생각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