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지에게 생에의 찬가를 들려주고 싶지만 삶의 진실은 비가 쪽에 있다는 생각 말이다. 시인은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삶에 개입해 들어온 세상의 적대적 힘이 지를 비껴가기를 바라면서도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래서 시인은 20년 후의 지를 생각하며 이 시를 부친다 그때 나는 이미 죽어 무덤 속에 있을 것이고 너는 울면서 길을 찾아 헤매다가 모든 끝의 시작에 이르러 이 편지를 읽게 되리라고 이 편지는 실제의 지에게 무사히 도착했을까.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생의 어느 국면에서 문득 최승자의 편지를 받는 일은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