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는 오그라붙은 게 아니라 팽창을 한 거였어요. 숯뎅이는 즉시 없앴지만 고약한 냄새는 달포도 넘어가더라구요. 구석구 석 그 냄새가 안 스민 데가 없어요. 요새도 돌아누우려면 그 냄새가 훅 끼칠 때가 있는 걸 보면 베갯잇 사이에도 끼어 있나 봐요. 꼬리 제까짓 게 뭐라고 숯뎅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어 남아 있는 걸까요? 형님, 꼬리를 태워먹은 건 하나도 안 아까 우면서 다른 무엇이 되었길래 이렇게 오래 남아 있는 것일까. 가 궁금한 정도가 아니라 마냥 집착하게 돼요. pp.199
형님, 우리가 참 모진 세상도 살아냈다 싶어 요. 어찌 그리 모진 세상이 다 있었을까요? 형님, 그나저나 그 모진 세상을 다 살아내기나 한 걸까요? pp.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