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환이 잃고 나서 저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 가 뭔 줄 아세요. 그때까지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이 하나도 안 중요해지고 하나도 안 중요하게 여겨온 것이 중요해진 거예 요. 증조모님 제사도 안 중요해진 것 중의 하나일 뿐이지, 다 는 아녜요. 그런 변화엔 저 스스로도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처음엔 내가 남이 된 것처럼 낯설기까지 했죠. 내가 돈 게 아 닌가 싶기도 했구요. pp.192
이를테면 전엔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가 중요했는데 이젠 내가 보고 느끼는 내가 더 중요해요. 남을 위해서 나를 속이기가 싫어요. 무엇보다도 피곤하니까요. 가장 쓰잘데없는 걸로 진 빼기 싫어요. 또 있구 말구요. 그전엔 장만하는 게 중요했는데 이젠 버리는 게 더 중 요해요. pp.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