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는 그러겠다고 흔쾌히 동의했다. 그래서 톰은 녀석의 입을 벌리고 진통제를 들이부었다. 피터는 2야드 공중으로 펄쩍 뛰어오르더니 무시무시한 함성을 내지르는 가운데 방 안을 종횡무진 쏘다니며 가구에 부딪히는가 하면 꽃병을 뒤집어엎어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았다. 다음 순간 녀석은 뒷발로 일어서서는 발작에 가까운 기쁨에 사로잡혀 목을 어깨 너머로 쑥 내밀고 목소리 가득 달랠 길 없는 행복감을 토해내며 껑충거렸다. 그러고는 다시 집 안을 휩쓸고 다니며 가는 곳마다 혼란과 파괴를 퍼뜨렸다. 폴리 이모는 마침 녀석이 공중제비를 서너 번 돌며 마지막 환호를 내지른 뒤 남아 있던 꽃병들까지 쓸어서 열린 창문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나갈 때에 맞추어 들어왔다. 노부인은 너무 놀라 돌처럼 우두커니 서서 안경 너머로 그 광경을 멀뚱멀뚱 지켜보았고, 톰은 바닥에 드러누워 숨이 넘어가도록 웃어댔다. - <톰 소여의 모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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