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순간사'할 수밖에 없었 나. 좌절 때문이라는 것. 구하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시인은 이유 가 하나 더 있다고 한다. 움켜쥠 때문이라는 것. 움켜쥐었기 때문에 죽었다니. 움켜쥐지 않으면 달리 무엇을 했어야 한단 말인가. 집착(움켜쥠)에 대한 반성은 언제 어디서 해도 대체로 옳은 것이 기는 하지만, 지금 이 대목에서 하는 것은 1연에 분명하게 주어져 있는 맥락으로부터 이탈하는 일 아닌가. 같은 이야기인데, 나에게 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시인에게는 '집착'에 대한 이야기가 된 것 같다. pp.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