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낙숫물>
홍천사 서선실 층계에
앉아 듣는
가을비 낙숫물 소리
밥 짓는 공양주 보살이
허드렛물로 쓰려고
처마 아래 놓아둔
찌그러진
양동이 하나
숨어 사는 단조로운 쓸쓸한
이 소리가 좋아
텅 빈 양동이처럼 앉아 있으니
컴컴하질 때까지 앉아 있으니
흉곽에 낙숫물이 가득 고여
이제는 나도
허드렛물로 쓰일
한 양동이 가을비 낙숫물
Rosa
2024.01.03 화<가을비 낙숫물>
홍천사 서선실 층계에
앉아 듣는
가을비 낙숫물 소리
밥 짓는 공양주 보살이
허드렛물로 쓰려고
처마 아래 놓아둔
찌그러진
양동이 하나
숨어 사는 단조로운 쓸쓸한
이 소리가 좋아
텅 빈 양동이처럼 앉아 있으니
컴컴하질 때까지 앉아 있으니
흉곽에 낙숫물이 가득 고여
이제는 나도
허드렛물로 쓰일
한 양동이 가을비 낙숫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