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이야기는 수화기 너머 ‘나’의 형님에게 걸며 시작된다. 고부간의 갈등이 있듯 형님과 ‘나’ 사이에 갈등이 없을리 없다. 서로 남인 이들이 만나 가족이라는 체계를 이루려면 이 또한 풀어나가야 하기에 필요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엔 가슴 아픈 역사가 그려져있다. 이한열 열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모두가 자신을 장한 아들은 둔 장한 어미라 말하지만 만질 수도 볼 수 없는 자식을 둔 슬픈 어미로는 바라보지 않는다. 꾸역꾸역 삶을 살아가던 중 ‘나’의 친구는 동창을 위로하자면서 ‘나’를 데리고 그의 집으로 간다. 그 곳엔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와 치매 증상을 보이는 아들이 있었고 그런 와중에 자신의 어미만이 자신의 몸을 만질 수 있다는 듯 소리를 지른다. ‘나’는 그것을 보고 소리내 울고 마음을 뜯어내듯 고통을 쏟아내는데 여기에서 그 동안 얼마나 자식을 그리워했고 참아냈는지가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내 주위의 어른들은 자주 내가 아프다하면 다른 이의 고통을 끌고 온다. 너보다 못 먹는 이도 있다, 너 보다 더 추운 곳에 사는 곳에 있다 등 타인의 불행을 끌고 와 나의 현 상황을 합리화 시킨다. 나의 작은 것을 나보다 작은 것에 비교해 현 상황을 휘발하려고 한다. 그것이 맞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나’도 눈물을 흘리고 자신을 마주 보고야 말하지 않는가.
“전 그 울음을 통해 기를 쓰고 꾸민 자신으로부터 비로소 놓여난 것 같은 해방감을 느꼈어요. 그러고 나서 요 며칠동안은 울고 싶을 때 우는 낙으로 살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