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이 책을 처음 접했다.
고등학생 때 별에 관심이 많아 천체동아리 활동도 하고,
한 때 천문학자를 꿈꾸기도 했던지라
별이 새겨진 검은 표지와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다.
몰랐다. 우리 나라에서 행성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몇 없다는 것도, 그 중에서도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연구하고, 한국에서 달과학자로서 주목받는 천문학자가 있다는 것도...
위의 이야기의 주인공, 천문학자 심채경 님의 에세이이다.
최근 심채경 님은 알쓸인잡에 출연하고 있다.
이번 독파챌린지를 통해, 작년에 읽은 책을 한번 더 읽게 되었다.
천문학자들이 관측한 자료를 1년이 지나고 모두 공개하고 공유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과학자의 에세이이지만 딱딱한 전공 이야기가 아니라 생활 이야기 느낌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천문학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이야기도 있고,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고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 등등...
알쓸인잡에서도 책을 읽어 주시듯이 조곤조곤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들을 이야기해주셔서 더욱 반갑다.
261p. 우주를 탐사하는 과학자들의 전통은 너그럽다. 통상 일년 전후의 독점 기간이 지나면 관측자료의 대부분을 공개한다. 탐사에 참여하지 않는 동방의 어느 작은 나라의 대학원생도 인터넷으로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265p. 연구는 내가 인류의 대리자로서 행하는 것이고, 그 결과로 논문을 쓰는 것이다. 그러니 논문 속의 '우리'는 논문의 공저자들이 아니라 인류다. 달에 사람을 보낸 것도 미항공우주국의 연구원이나 미국의 납세자가 아니라, '우리' 인류인 것이다. 그토록 공들여 얻은 우주 탐사 자료를 전 인류와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은 그래서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