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가 입주 보모로 있는 가정의 머라이어는 루시가 아는 가장 상냥한 사람이라 말할 정도로 루시가 잘 지내는지 신경을 쓰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노력해주는 사람이다.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루시와 머라이어 사이에는 같은 것을 경험하고 보아도 전혀 다른 시선을 보여주며 좁혀지지 않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벽이 존재하는 듯 보이는데, 루시가 머라이어와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고, 출신과 인종, 계급을 의식하면서 피식민지와 지배국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는 루시가 애증의 관계로 벗어나고 싶어하는 원하는 방식으로 자식을 키우고자 하는 엄마와의 관계 속에서도 보여준다.
‘루시’의 주인공 루시의 삶은 작가의 모습이 투영된 자전적 이야기며 피식민자, 여성, 흑인, 이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작품을 주로 썼던 작가님의 작품 주제를 그대로 담고 있는 이야기다. 화가 많은 부정적인 아이인 루시의 시선이 담긴 이야기는 냉소적이고 분노로 가득해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어쩌면 루시가 처한 상황들의 영향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서 독립적인 존재로 홀로서기의 첫걸음을 뗀 루시의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