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문학동네 인스타로 소개받았던 책을 이제서야 읽었다. 내가 천문학을 처음 접했던건 중학교에 진학한 뒤였는데 천문학이라기보다는 지구과학이라는 말에 더 익숙했던 과학시간에서였다. 시험만 보지 않았더라면 나는 천체를 꽤 사랑하는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 시절 어린 내 머리와 부족한 상상력으로는 채워지지 않았던 우주의 별자리와 황도, 황궁등의 낯선 단어들은 나의 흥미를 끌었지만 그 흥미란 것은 좋은 성적으로 수치화되기에는 부족했고 그건 더 이상 지구과학을 공부하지 않는 이유가 되었으니까. 나와는 반대로 저자인 심채경박사는 그냥 하다보니 어쩌다가 천문학박사가 된 사람처럼 말한다. 칼 세이건처럼 우주에 대한 사랑을 강요하지 않고 자신이 공부한 것에 대한 애정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면서 이벤트가 없으면 애정은 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대중들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는 솔직함. 관심을 갖도록 열심히 연구해야겠다는 다짐을 책에서, 행간에서 느낄 수 있었다. 어린왕자가 일몰을 보기 위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를 전문가답게 설명하면서도 무소유를 두 권씩 소유하는게 마음에 걸려 한권만 곁에 두었다는 저자의 말에 어이없는 웃음을 짓기도 하며 심채경이라는 사람에 대해 내적 친밀감을 쌓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