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그곳은 내 이성이 통제할 수 없는 유일한 육체였다. 내 몸 을 모두 내 마음대로 정지시킬 수 있건만 심장만은 그럴 수가 없 었으며 그 박동은 나 스스로 원치 않는데도 무의미한 열정을 가속 시킬 때가 있었다. 나는 마치 심장을 쥐어짜듯 작은 젖가슴을 움 켜쥐었다. 나의 심장의 박동이 무의미한 열정을 싣고 가속될 때가 있었다. 그리고 목이 비틀어진 뒤에도 여전히 죽음의 공포로 팔딱거리는 닭의 심장처럼, 박동이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서 한 순간 멈춰져버리는 것도 아니었다. 심장의 박동은 생명력이기도 하지만 한편 자기 존재에 대한 무력감이기도 했다. pp.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