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이었다. 그 순간 내 눈앞에는 기둥에 묶인 채 울고 있 는 한 어린아이가 떠올랐다. 그애는 울고 있었다. 제 눈앞에서 엄 마가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애는 운다. 아니다. 울 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아마 울지 않았을 것이다. 울었다면 엄마 는 되돌아와서 아이를 묶었던 끈을 풀고 아이보다 더 크게 오열하 며 아이를 다시 가슴에 품었을지도 모른다. 울고 있는 아이라면 아마 두고 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서너 살 때의 일이었다. 울었는지 울지 않았는지 나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pp.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