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의 시인 들은 두 번의 일출과 두 번의 일몰에 대해 노래하겠지. 소설가들은 첫번째 일몰과 두번 째 일몰 사이의 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나쁜 마 법사가 첫번째 일몰을 두번째 일몰로 착각해 엉뚱한 주문을 거는 바람에 죽음의 문턱 에서 가까스로 되살아난 공주님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들까. (전자책 기준 59%)
해지는 걸 보러 가는 어린 왕자를 만난다면, 나는 기꺼이 그의 장미 옆에서 가로등 을 켜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왜 슬픈지 캐묻지 않고, 의자를 당겨 앉은 게 마흔세번째인지 마흔네번째인지 추궁하지도 않고, 1943년 프랑스프랑의 환율도 물어 보지 않는 어른이고 싶다. 그가 슬플 때 당장 해가 지도록 명령해줄 수는 없지만, 해지 는 것을 보려면 어느 쪽으로 걸어야 하는지 넌지시 알려주겠다. 천문학자가 생각보다 꽤 쓸모가 있다. (전자책 기준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