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유명한 고전 「코스모스』를 처음 읽던 때의 나는 신화도 종교도 역사 도 모르는 채 유럽을 여행하던 때의 나와 다르지 않았다. 「코스모스」는 인류가 기록 하고 남긴 역사는 물론, 그 이전의 생명 역사, 또 그 이전의 지구와 태양계의 형성, 마 침내 우주 빅뱅까지 거슬러올라가며 그야말로 모든 '자연'의 역사를 두루 통찰하는 '빅 히스토리'의 거작이다. (...) 그 모든 '우주적' 깨달음을 얻는 순간에 삼십만 조각 퍼즐을 막 완성한 것과 같은 희 열이 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제 막 첫번째 조각을 집어들었는데 누 가 와서 여러 조각을 촤라락 맞춰주고 가면 내심 화가 나는 법이다. 나는 이 책을 두고 두고 조금씩 읽을 것이다.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읽어내려가기보다는, 어떤 내용이 있 는지 대강의 틀을 기억해두었다가 유튜브에서 동영상 클립 보듯이 그때그때 발췌해서 읽을 것이다. 조언은 구할 때 해야 가치 있고 실효가 있는 것처럼, 우주의 아름다움도 다양한 지식을 접하며 스스로의 생각이 짜여나갈 때 불현듯 나를 덮쳐오리라.(전자책 기준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