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신청 책 중 제일 얇은 책이라 제일 먼저 읽었다.
이 책은 루시가 고향을 떠나 지구 반바퀴을 돌아 머라이어가 사는 어느 도시에 정착해, 본인만의 삶을 사는 이야기다. 루시는 부모의 삶이 싫어 지구 반바퀴나 돌아 먼 곳에 정착했지만 처음 생각과 달리 부모와 고향의 기억은 끈덕지게 달라붙는다. 그리고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중산층의 삶을 사는 머라이어네 가족의 삶도 자신의 가족과 다르지만 같은 문제를 안고 있음을 깨닫는다. 또한번 진정으로 떠나기로 결심하고 그 결심을 이행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루시의 가족, 부모님의 존재가 어느 정도 나와 비슷한 면이 있기에 동감하면서도 적대감을 가지며 읽었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을 도저히 못 견뎌 집을 나왔지만 여전히 본가 근처에 살며 매일 부모님을 살피고 있다. 루시는 부모가 루시를 제일 필요로 할 때 인연을 끊었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루시처럼 화도 내고 부모님이 특히 엄마가 상처받을 만한 말을 내뱉고, 내가 뱉은 그 말에 오히려 내가 상처받기도 한다.
나는 왜 온전히 떠나질 못하는 걸까. 내 이름이 루시가 아니여서, 내 이름 속에 들어가는 미가 원래 그 한자가 아니라 迷자 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