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먼저 읽었다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초반에 그냥 넘어가는(?) 이야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고, 《오, 윌리엄!》에서보다 루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이다. 이 책은 아무래도 내 정서상 납득 불가능한 일이 진행되는데 그건 이혼한 전 남편의 뿌리를 찾는 여정에 동참하는 것이었고, 이런 게 먼저 크게 다가오다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유교걸임을 자동으로 인정하게 되었달까.
이것과는 별개로 이들의 여정에서 그리고 과거에서부터 맞물리는 루시의 내면 깊숙한 곳의 이야기는 공감할 대목이 많았다는 점에서 스스로도 놀랐다. 언젠가 루시처럼 내밀한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을까? 이렇게 솔직하게 나를 내보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