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밤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는 것이 좋았다. 우주, 행성, 항성 같은 것에 관심은 없었지만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이제 명왕성은 제외돼서 너무 슬픈 나는야 70년대생 ㅜㅜ)은 좋아했다. 천문학자가 쓴 에세이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솔직히 말하면 밤 하늘에 떠 있는 달과 별을 좋아하는 것 외에는 별 관심이 없던 터라 혹 어려우면 어쩌나 살짝 쫄아있긴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뭉클했다.
심채경 천문학자가 전해주는 우주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의 일 그리고 함께 나아가는 이들까지 품는 그 넉넉함이 참으로 좋았다.
그녀가 열어간 심채경이란 우주가 기대되고, 그와 더불어 나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내 아이의 우주도 어떻게 만들어갈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품 안의 자식에서 서서히 멀어져갈 준비를 하고, 조금씩 멀어져 가는 아이를 보고 있는 이때, 그녀가 들려주는 보이저호 이야기는 너무 뭉클해서 읽다 울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갈 내 아이의 등 뒤에서 묵묵히 박수를 보내는 창백한 푸른 점으로 남아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