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소설은 보상의 형식을 딘다. 보상의 내용은 시대마다 다르지만 대개는 생산적인 교훈이나 변화의 여지 같은 것이기 마련이다. 경제적 생존과 번영,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요구되는 지금이라면 여성의 계몽이 우리 시대 소설적 보상의 범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송지현이 이번 소설집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은 그 본보기를 따르기 않는다. 여성의 각성과 서우치를 말하는 의기양양한 성공담과 야망심을 북돋아주는 짱짱한 임파워링 구호에서 소외된 이들의 흥망성쇠 일상사가 이 책을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