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텍스트를 버림받은 아이의 탐색담이나 효행 신화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서 버림받는 상황 묘사를 통해 부모로부터 유리된 개척적 삶, 타자로서의 자신과 삶의 위상을 인식하는 순간을 읽어낼 수 있다. 혹은 부모가 병에 걸리고 약수를 먹어야 할 수 있다는 처방을 받는, 그래서 급기야는 버려진 아이인 자신에게 그 명령이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나타내는 대목은 여성적 한을 표현하고 그 원한을 풀 수 있는 기제를 여성 스스로 간직하고 있다고 소리치는 자각과 희생의 복선으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