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는 윌리엄과 이혼 이후, 몇몇 사건들을 통해 결혼과 그 속 본인(혹은 저자, 또는 독자)을 회고한다. 저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처음 접한 책이지만 알고보니 책 속 화자 루시 바턴은 유년시절 지독한 가난과 소외의 기억을 간칙한 채 소설가로 그려지며 루시 바턴을 통해 '올리브 키터리지'에 이어 두번째 소설이자 작가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이 책에서 자리매김 했다.
루시의 전 남편이자 오랜 친구인 윌리엄과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스며들듯 몰입하며 공감하게 만들었던 소설이다. 우리들의 삶 속 모든 인간관계와 감정들의 모호함은 사실 우리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내면의 영역이다. 이런 부분들이 저자의 사려 깊은 언어를 통해 마음속에 와닿았다. 권위가 바로 루시가 윌리엄을 사랑하게 된 이유이지만, 알고 보면 그것은 내가(루시) 부여하고 만들었던 환상이자 불빛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