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아름다움을 설명하기 훨씬 전부터 아름다움을 창조해왔다. 호메로스는 문학이론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1만 7000여 년 전 라스코 동굴 벽을 장식한 이름 없는 예술가들이 미술사 수업을 들었다면 분명 낙제했을 것이다. 아름다움은 이해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좋다. p.128.
보는 것의 역학은 양쪽으로 작용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무엇을 보는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무엇을 보는가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한다. p.134.
오늘날 고슴도치의 딜레마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딜레마는 우리 인간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필요로 하지만 타인은 우리를 해칠 수 있다. 관계는 끊임없는 궤도 수정을 요하며, 매우 노련한 조종사조차 가끔씩 가시에 찔린다. p.162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썼다. "정보는 그저 통찰로 향하는 수단일 뿐이며 정보 그 자체에는 거의 아무 가치도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한다. 이런 과도한 양이 데이터(사실상 소음)는 가치가 ㅇ벗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이며, 통찰의 가능성을 없앤다. 소음에 정신이 팔린 사람은 음악을 듣지 못한다.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