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안데스산맥을 평화롭게 넘고 있었다. 겨울 눈으로 뒤덮인 산은 더없이 평화로웠다. 세월이 흘러 성채들에 평화가 깃들듯, 겨울 눈은 거대한 산맥에 평온함을 부여했다. 이백 킬로미터에 걸쳐 단 한 사람도 하나의 살아 있는 숨결도, 단 한 번의 저항의 흔적도 없었다. 수직의 능선, 비행기가 스칠 듯한 육천 미터 고도의 봉우리들, 병풍처럼 광저진 기암절벽, 그리고 무시무시한 평온만이 있을 뿐이었다.
Ranny
2024.12.14 수그는 안데스산맥을 평화롭게 넘고 있었다. 겨울 눈으로 뒤덮인 산은 더없이 평화로웠다. 세월이 흘러 성채들에 평화가 깃들듯, 겨울 눈은 거대한 산맥에 평온함을 부여했다. 이백 킬로미터에 걸쳐 단 한 사람도 하나의 살아 있는 숨결도, 단 한 번의 저항의 흔적도 없었다. 수직의 능선, 비행기가 스칠 듯한 육천 미터 고도의 봉우리들, 병풍처럼 광저진 기암절벽, 그리고 무시무시한 평온만이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