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이라도 출발을 중단시켰다면, 야간비행의 명분은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내일이면 그를 비난할 마음 약한 사람들을 앞질러 리비에르는 그날 밤에도 또다른 승무원을 출발시켰다.
승리... 패배... 이런 단어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 생명은 이런 이미지들의 저 아래쪽에서 이미 새로운 이미지들을 준비하고 있다. 승리로 인해 어떤 민족은 약해지고, 패배로 인해 어떤 민족은 각성한다. 리비에르가 겪은 패배는 어쩌면 진정한 승리에 한발 다가서는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오로지 전진하는 사건만이 중요하다. (p.12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