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냥 1831일이 훅 지나간 느낌이다.
모든 글 하나하나가 올드 하지 않다. 묘사되는 놀이만 해도 어른에게 물어봐야하는 놀이 대신 어몽어스 같은 단어가 나와 처음에는 피식 했다. 뿐만 아니라 문장 모두가 지금 내옆에서 일어나는 일 같아서 누구든지 거부감 없이 읽을 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아이들이 이렇게나 크구나도 함께 느꼈다.
하지만 너무 너무 슬퍼서 뭐라고 할 말이 없어졌다. 무작정 잘 되기만 바라면서 책장을 넘겼다. 책을 닫으면 다시 펴 보고 싶고 궁금해서 정말이지 단숨에 책을 읽어나갔는데 빛나의 그 한마디 때문에 책을 덮고 한숨을 길게 쉴수 밖에 없었다. 너무 다행인건 현수옆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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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보다 무서운건 생각, 생각들이다. 많은 생각은 해롭다. 소용돌이처럼 단 하나의 지점만을 향해 가기 때문이다. 41p
사람이 마치려면 아주 슬프거나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아버지와 엄마의 슬픔이 고여있는 장소를 피해 온 곳에는 선생님의 슬픔이 있었다. 56p
누군가 어떤 존재에 푹 빠진 걸 보는 건 위태롭고 아슬아슬하다. 62p
너 불운의 속성이 뭔지 알아? 피하고 숨으면 더 찾아다녀, 자기를 의식하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거든. 아주아주 해로운 놈이야 그거. 120p
사람들은 빈방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소중한 것이 빠져나가 버렸지만 버릴 수 없는 빈방이 누구나 하나쯤은 있는거라고. 169p
비밀은 작은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중요한 것들은 언제나 작은 목소리로 말해졌다.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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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꼭 읽었으면 하는 소설이다. 그리고 나의 장래희망을 누군가가 물어보면 귀여운 할머니가 되던가. 실종전단지를 보면 하나하나 관심있게 볼수 있는 어른이 되던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내 장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진짜로 추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