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루시드가 말문을 열었다. "인류 전체가 한 사람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어릴 때는 견문이 부족하니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믿음에만 집착하기 마련이오. 이성과 미신의 싸움을 인류의 기나긴 사춘기라고 본다면 이성의 승리야말로 성년기일 거요." ...(중략)... "좀 더 세월이 흐르면 선배도 알게 되겠지만, 막판에 가면 사람들이 바로 그 종교 때문에 하느님을 외면할 거요. 신자야말로 하느님의 가장 큰 적이오. 앞으로 천 년 하고도 일 년이 더 걸릴지 모르지만 결국 종교는 시들시들 말라죽을 테고, 우리는 그때부터 비로소 하느님의 진리대로 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