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수영장을 상상해보자. 70억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수영장이다. 여태껏 수영장을 직접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수영장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다. 어느 시점이 되면 모두가 수영장 안으로 던져진다. 대부분은 나이가 들었을 때 던져지지만 중년에 던져지는 이들도 있고 일부는 아직 젊은 나이일 때 던져진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누구도 수영장에 던져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 상황을 모면했다는 사람은 여태껏 나타난 적이 없다. (...) 하지만 아무리 밀어내려 해도 거대한 수영장은 늘 그 자리에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축축한 괴물처럼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한다. 라떼를 마실 때, 지출 품의서를 제출 할 때, 아이들을 침대에 밀어 넣을 때에도, 희미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질문 하나가 의식 위로 떠오른다. 내가 수영장에 던져지는 날이 오늘일까? (전자책 기준 89%)
죽음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가장 생각 없는 사람도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궁금해한다.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죽음은 두려워할 일인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지? 죽음은 진정한 철학을 가리는 테스트다. 인생에서 가장 중대하고 겁나는 사건에 대처할 수 있게 도와주지 못한다면 철학이 다 무슨 소용인가? 몽테뉴는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 모든 지혜와 이론의 핵심은 결국 바로 이것이다. 우리에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 (전자책 기준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