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 진료실에서 놔주는 또 다른 백신은 프리메디타치오 말로룸premeditatio malorum, 즉 '최악의 상황에 대한 예상'이다. 세네카는 인생이라는 화살이 어디로 날아갈지를 예상해보라고 말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유배, 고문, 전쟁, 난파 사고를 머릿 속에서 반복 재생하라는 것이다. 스토아철학은 미래의 고난을 상상하는 것은 미래의 고난에 대해 걱정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걱정은 모호하고 애매한 것이다. 하지만 고난을 예상하는 것은 구체 적인 행위이며, 더 구체적일수록 좋다. (...)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함으로써 우리는 미래의 고난이 가진 영향력을 빼앗고 지금 가진 것에 더욱 감사할 수 있다. 예상한 대로 대재앙이 닥쳤을 때 스토아주의자들은 무화과나무에 무화과가 열리거나 조타수가 맞바람을 만날 때처럼 태연하다고, 에픽테토스는 말한다. 예상된 고난은 힘을 잃는다. 구체적으로 표현된 두려움은 그 크기가 줄어 든다. 최소한 스토아철학은 그렇다고 말한다. (전자책 기준 77%)
스토아철학의 핵심에는 깊은 숙명론이 있다. 우주는 내가 쓰지 않은 대본에 따라 움직인다. 언젠가는 직접 연출을 하고 싶겠지만, 포기하는 게 좋다. 우리는 연기자다. 자기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전자책 기준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