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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솟구쳐오른 순간,비행기는 단숨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온을 되찾았다. 비행기를 흔드는 파도도 없었다. 제방으로 둘러싸인 곳을 통과하는 배처럼, 고요한 물격 속으로 들어섰다. 그는 마치 행복한 섬들로 이루어진 만 같은, 숨겨져 있던 미지의 하늘로 접어든 것이다. 아래쪽에서는 돌풍과 물기둥과 번개를 동반한 태풍이 삼천 미터 두께의 또 다른 세계를 이루고 있었지만, 여기서는 눈처럼 희고 수정같이 맑은 얼굴을 하고 별들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