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이 시동을 껐고, 우리는 말없이 앉아 있었다. 창문을 통해 바라본 집안은 어두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 안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조금 상상할 수 있을 뿐이었 다. 주변에는 풀이 아주 높게 자라 있었고, 어린나무들이 건물에 바짝 붙어 자라고 있었다. 두 그루는 심지어 집을 통과해 들어가 서, 거의 내려앉은 지붕을 뚫고 밖으로 나와 있었다. pp.246
나는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이해했다. 나라도 캐서린이 그런 곳 에서 자랐을 거라고는 평생 상상도 하지 못했을 테니까. 이윽고 윌리엄이 나를 보았다.
"갈까?" 그가 물었고 나는 대답했다.
"가자." 그러자 그가 시동을 걸었고, 우리는 계속 달렸다. 차를 돌리기엔 너무 좁고 막다른 길이어서 길 끝에서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차의 방향을 제대로 돌렸고, 우리는 출발했다. 아까 그 남자는 여전히 자기 집 앞에 서서 우리가 지나가는 것을 분노의 눈 빛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카우치는 길가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이건 공포영화야." 윌리엄이 말했다. pp.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