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이 없는 수준보다도 더 형편없는 곳에서 자랐어요. 쓰레깃더미에서 자랐죠." 나는 그 단어가 내 뺨을 찰싹 때리는 것 같았다. 나는 늘 그 단어를 들으면 얼굴을 한 대 찰싹 얻어맞는 느낌이 든다. pp.224
오, 나는 젊은 날의 캐서린이 바람 부는 11월의 어두운 거리를 반쯤 뛰고 반쯤 걷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는데, 부츠도 신지 않고 땅에는 그저 그녀의 신발과 눈뿐, 들키지 않으려고 진짜 코트도 걸치지 않은 채 짙은 색 옷을 입고, 스카프로 머리를 꼭대기까지 덮어 가리고서, 반쯤 뛰고 반쯤 걸어 기차역에 도착해 기다리는 모습을 아주 겁먹은, 아주 많이 겁먹은 -어쩌면 아버지 손에 오랫동안 학대를 당해서 늘 겁을 먹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모습을 그려보면서, 나는 그녀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보스턴에 도착했을 때 빌헬름이 나와 있지 않으면 자살해버릴 거야. pp.24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