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모두가 조금 더 즈이히츠를 활용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글쓰기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고, 자기계발서들은 조언한다. 이런 접근법은 우리가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목적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인생은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 는다. 가끔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움직일 것. 지금 있는 곳에서부터 움직이기 시작할 것. 일단 붓을 들고 붓이 어디로 향하는 지 지켜볼 것. (전자책 기준 63%)
에피쿠로스처럼 쇼나곤에게도 쾌락의 분류 체계가 있다. 쇼나곤은 그냥 즐거운 것과 진정한 오카시이, 즉 진정으로 기쁜 것'을 구분한다. 평범한 즐거움과 달리 진정한 기쁨에는 놀라움, 예상치 못한 전율이 있다. 또한 진정한 기쁨은 평범한 즐거움과 달리 쓰디쓴 뒷맛을 남기지 않는다. 진정한 기쁨은 오는 줄도 몰랐던 것이기에 사라져도 그립지 않다. (전자책 기준 63%)
이런 불완전함을 향한 사랑을 일본인들은 와비라고 부른다. 와비는 해진 기모노와 땅에 쓸쓸히 떨어진 벚꽃 이파리, 희곡 한두 개가 빠진 셰익스피어 '전집'이다. 찢어진 청바지나 낡은 가죽 가방을 구매한 적이 있다면 와비를 따른 적이 있는 것이다. (전자책 기준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