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킬로미터가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갈라놓고 있지만 두 철학자는 비슷한 점이 많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대를 살았다. 소크라테스는 공자가 죽은 기원전 479년에서 10년도 지나지 않았을 때 태어났다. 두 사람 다 위치가 불안정했고, 제자들에게는 존경을, 엘리트들에게는 불신을 받았다. 두 사람 다 추측에 의문을 제기했다. 두 사람 다 지식을 귀하게 여겼고, 무지는 더욱더 귀하게 여겼다. 두 사람 다 형이상학적 사색에는 관심이 없었다. (한 학생이 공자에게 사후 세계에 관해 질문하자 공자는 이렇게 답했다. "삶도 아직 다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말하겠느냐?") 두 사람 다 단어의 정의를 꼼꼼하게 따졌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말이 바르지 않으면 판단이 분명할 수 없다." (전자책 기준 58%)
나는 이 부분을 읽고 한숨을 쉰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유교의 이미지다. 부모를 공경하고, 권위에 도전하지 않고, 문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규칙을 근간으로 한 철학. 훈훈하고 모호한 '무위' 개념으로 뉴에이지 그룹의 열렬한 사랑을 받은 노자가 공자를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당연하다. 노자가 중국 철학계의 서핑족이라 면 공자는 땍땍거리는 선생님이다. (전자책 기준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