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는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를 가진 철학자였다. 그는 인간의 신체에 최고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믿었다. 에피쿠로스는 경험론자였다. 그는 우리의 감각을 통해, 오로지 우리의 감각만을 통해 세상을 알 수 있다고 믿었다. 감각이 완벽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그밖에 다른 믿을 만한 지식의 원천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와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은 착각을 한 것이거나 무언가를 팔고 있는 것이다. (전자책 기준 36%)
에피쿠로스는 의사가 원인 불명의 증상이 있는 환자를 대하듯이 미스터리에 접근 했다. 그는 철학이란 모름지기 영혼을 위한 약처럼 나눠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피쿠로스의 네 가지 주요 원칙은 "네 가지 치료법"이라는 뜻의 테트라파르마코스'etrapharmakos 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약처럼 철학도 일정 간격을 두고 처방된 양을 섭취해야 한다. 약처럼 철학에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어지러움, 방향 감각 상실, 그리고 때때로 조증 삽화까지. (전자책 기준 36%)
이런 의학적 접근은 우연이 아니었다. 에피쿠로스가 살았던 시기는 치료 용도의 철학이 절정에 달한 시기였다. 헬레니즘 시대라고 불리는 그 시기에 사람들은 오늘날 배우자나 통신사를 고를 때처럼 열정적이고 신중하게 철학 학파를 골랐다. 리스크는 컸다. 프린스턴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 사이에서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었다. 자기 성격을, 그러므로 자기 운명을 형성할 일생일대의 선택을 내리는 것이었다. (전자책 기준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