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기 위해서는 동정심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해. 하지만 나는 동정심을 절대로 내색하지 않고 감추지. 나도 인간적인 부드 러움과 우정에 둘러싸이고 싶기는 해. 의사는 직업상 그런 것을 접하겠지. 그러나 내가 다루는 건 사건이야. 사건에 잘 대처할 수 있 도록 저들을 단련시켜야 해. 나는 매일 저녁 내 사무실에서 비행일지를 앞에 놓고 이런 야릇한 법칙을 깨닫지. 내가 방심하거나 규칙대로 잘 굴러간다고 그 흐름을 따라가게 내버려두면, 이상하게도 사건이 터져. 마치 내 의지만이 비행기가 비행중 파손되거나 우편 기가 폭풍으로 인해 지연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듯이 말이야. 그 래서 가끔은 나도 내 힘에 놀라게 되지.' pp.76/154 (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