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검은 연기처럼 피어오르더니 어느새 계곡을 가득 채웠다. 이제는 계곡과 들판을 구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미 마을에 불이 들어왔고, 그들은 별자리처럼 빛으로 서로 인사를 나누는 듯했다. 그 역시, 손가락을 움직여 자신의 표지등을 깜빡이는 것으로 마을에 화답했다. 바다를 향해 등대를 밝히듯 집집마다 거대한 어둠에 맞서 자기 별에 불을 밝혀, 대지는 서로에게 보내는 환한 신호로가 득했다.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이 이미 반짝이고 있었다. 파비앵은 이번에는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마치 정박지로 들어가는 것처럼 느리고 아름답게 이루어지고 있음에 감탄했다. pp.19/154 (전자책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