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항공우편산업을 이끌던 이들의 책임감과 두려움에 맞서 싸우는 용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타협할 줄 모르는 관리자 리비에르는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냉철한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일은 실수 하나가, 해이해진 마음과 생각이 조종사와 무선사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어두움, 고독에 맞서 미지의 세계를 정복해 나가는 이들의 아름다움. 밤 하늘과 안데스산맥 위를 비행할 때 펼쳐지는 풍경에 대한 묘사, 별빛처럼 빛나는 시골 마을의 식탁을 밝히는 등불.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긴박한 글과 시처럼 아름다운 서정적인 생텍쥐페리의 글은 읽는 내내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듯 하다. 리비에르의 어깨에 얹혀진 업무의 부담과 책임감의 무게,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한 파비앵의 고군분투, 그를 기다리는 시몬 파비앵. 그들의 날것의 감정들이 밤하늘을 위협하는 태풍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몇 번을 읽어도 아름다운 글의 향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