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망적인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베유의 책 중 한 권을 펼치라고 말한다. 베유는 내가 겪는 고충을 보고 단순한 진단을 내린다. 나는 그 공책을 정말 찾고 싶은 게 아니다. 그 공책을 소유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욕망에 사로잡혔고, 욕망은 관심과 양립할 수 없다. 무언가를 욕망하는 것은 곧 거기에서 얻고자 하는 바가 있다는 뜻인데, 바로 그 상태가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우리는 우리의 욕망이 향하는 대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문제인 것은 그 주체, 즉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