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나서 울거나, 한참 울다가 글을 쓰거나, 울면서 쓰기도 했다'
가족이 암선고를 받는다면...
아내가 되었다가, 남편이 되었다가 책을 읽으며 마음이 참으로 산란했다. 하지만 남편이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주방에서 요리하며, 레시피를 글로 남기며 견뎌왔듯 나도 책상을 천천히 넘기며 이들을 지켜봤다.
탄성이 나올만큼 맛난 음식이지만, 차마 삼킬 수 없는 요리가 책으로 탄생했다.
먹지 못하면 죽을까봐 덜컥, 맛있게 먹으면 이 모습이 마지막일까봐 덜컥! 문장을 따라 읽으며 심장이 덜컥 내려 앉기를 반복한다.
걷기를 좋아하는 아내와 귀찮아하는 남편. 우리 부부를 닮았다. 그래서 더 두렵고, 애처로웠다. 이들을 보며 '더 아끼며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얄궂은 생각이 들었다가 이내 접는다. 대신 식구들에게 묻는다.
'날씨가 쌀쌀한데 소고기 뭇국이나 끓여먹을까?' 고된 살림이 때론 우리를 살리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