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서 '못 배운 놈년들'로 통칭당하며 냉소와 조소의 대상이 되었던 우리는, 자존감을 찌그러뜨리려는 온갖 압력에 저항한 결과, 삶의 형태에 고하 따윈 없다는 소중한 지혜를 얻었다. 헤어지는 길에 은주와 나는 약속했다. 우리의 삼십대는 결코 불행으로 끝마치지 말자고. 다시 만났을 땐 집, 차, 돈, 주식 따위 얘기밖에 남지 않은 멋없는 마흔 살이 되지 말자고. p.246
"내 고향이 더 활기찼으며 좋겠으예. 여서 공부하고 자란 애들이 고향서 계속 살면 좋겠고. 할매 할배들도 손주뻘 알라들 봄시롱 흐뭇해하고. 공장 댕기는 누님하고 아재들도 좀 어깨 피가믄서 신나게 일하고. 여 공원에 서울 놈들도 이빠이 와가 돈도 좀 펑펑 쓰고, 어..." p.258
쇠와 매연, 공장과 작업복의 회색 지대가 저의 세계였듯 여러분 역시 각자 자신의 세계가 있을 거예요. 저는 여러분이 자신의 세계를 부끄러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오히려 더욱더 선명하게 그 세계를 완성해나가길 바랍니다. p.271.
우리 얘기를 먹물들 언어로 번역해야 해. 좀 아니꼬워도 세상은 그렇게 바꾸는 거지. 넌 그게 되더라. 그래서 니가 중요한 거야. 쇳밥 얘끼를 먹물들 알아먹게 쓸 수 있으니까." p.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