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오페라의 유령이 절절한 마음을 많이 고백하다 보니 그의 사연에 귀기울이고 공감하게 되었지만, 사실 라울에게도 깊이 공감했다. 그는 크리스틴이 실종되기 전까지도 크리스틴을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바라보곤 했는데, 아무리 사랑하는 이라도 상식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면, 그리고 그 주제가 자신과의 관계와 사랑이라면 인내심이 바닥나고 의구심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마음이 아닐까. 이 소설에서 가장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이는 라울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