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내게 선명하게 기억나는 괴로운 학창시절은 거의 없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마음이 너무 먹먹했다. ‘수많은 창문들 속에는 수많은 임씨와 유씨가 살고 있을 것이다 (…) 수많은 임씨와 유씨는 금세 잊힐 것이다. 그러나 밤이 오면 누군가는 임씨와 유씨가 되어 자신의 악몽을 들여다 볼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잊혀도 그런 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장이 가장 기억에 오랫동안 남았던 책이다. 이 세상 수많은 사람들 중 누군가는 유씨가 되기도, 누군가는 임씨가 되기도 해야 하나는 이 세상이 참으로 아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여유가 생긴다면 영화를 보고 책을 다시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