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 '편견'을 가지고 대하면 신데렐라적 욕구를 충족시킨 로맨스 소설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 거다. 그래서 왜 이 소설이 명작이고 고전인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 나도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왜 이 책이 고전이고 찬사를 받을까? 하고..
최근에 소설 '위대한유산'을 독서모임을 통해 읽으며, 배경이 되는 영국의 빅토리아시대에 대해 알아봤었다. 굉장히 흥미로웠다. 영국의 부흥기였고, 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격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도 빅토리아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당시 변화의 중심에 상류층과 부가 있었기에, 이 소설은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당 시대를 드러낸 것이었다. 해당 시대 상황을 자세히는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더니, 예전이라면 그냥 사랑과 결혼 얘기로 치부했을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왔고 다른 재미를 주었다.
이런 가치나 작품성과 별개로도 이 책은 재미있다.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인물이 나오다 보니 각 인물의 각기 다른 성격과 행동이 재미있었다.
다아시의 '오만'에 대한 묘사나,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편견'을 깨닫는 부분, 그리고 서로간에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자신이 편견 속에 다아시와 위컴을 바라봤음을 깨닫고 후회하는 엘리자베스는 나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 역시 나를 대하는 태도나 첫 인상 등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를 정해놓고 그에 맞게 그 사람의 행동을 해석하고 있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을 거 같아 뜨끔했다.
여러 재미 속에 즐겁게 읽은 소설이다. 최근 읽고 있는 소설 '위대한 유산'에서도 느꼈지만, 고전에는 고전만의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유명한 고전 소설들을 가끔 찾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