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시사기획 창>에서 공부방 특집이 방영됐다. 일하느라 지친 몰골에 말투는 어수룩했고 감정을 주체 못해 높낮이가 불안정했다. 덕분에 오히려 평범한 육체노동자처럼 보였다. 겪은 일은 많지만 유창하게 표현할 수 없는. (236)
청년들은 경력도 되지 않는 일자리에 최저 임금만 받고 법정 최대 노동시간을 채워 일하며 나이만 먹어갑니다.(237)
대학생이 아니면 스무 살의 자격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동갑들이 호소하는 ‘힘듦’의 기준에 도무지 공감이 가질 않았다.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 정규직이 됐지만 삶은 변하지 않았다.어리고 말수가 적었던 은주는 정글 한복판에 놓인 초식동물, 옺갖 게 다 시빗거리였다. 이십대 초반 공순이란 정체성이 낄 장소는 어디에도 없었다. (242)
은주는 제조업 생산직의 함정인 영원한 최저임금 굴레에 빠져버렸다. 차라리 남자였다면 현장직으로 시작해도 승진이 나마 가능했다. (242)
우리가 공장 바닥을 전전하며 보낸 이십대는 그저 통장에 찍힌 얄팍한 숫자 따위가 대표할 수 없다. 사회에서 ‘못 배운 놈년들’로 통칭당하는 냉소와 조소의 대상이 되었던 우리는 자존감을 찌그러뜨리려는 온갖 압력에 저항한 결과 삶의 형태에 고하 따윈 없다는 소중한 지혜를 얻었다. . 첫 노동을 함께 했던 동창(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