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자신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다아시 씨를 생각하든 위컴 씨를 생각하든 자신이 눈이 멀었고, 편파적이었고, 편견을 품었고, 어리석었다고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비열하게 굴다니!" 그녀는 탄식을 내뱉었다. "분별력이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스스로의 능력을 가치 있게 여기던 사람이 나였는데! 너그럽고 순진한 언니를 자주 무시하던 내가 이렇게 쓸데없는, 아니 비난받아 마땅한 일로 허영을 부렸다니! 이런 사실을 이제야 깨닫다니 얼마나 창피한 일이야! 창피한 게 당연하지! 사랑에 빠졌어도 이보다 더 비참하게 눈이 멀진 않았을 거야! 하지만 내 잘못은 사랑이 아닌 허영심이었어! 처음부터 한 사람은 나를 좋아한다고 들뜨고 다른 한 사람은 나를 무시한다고 화가 나서, 두 사람이 관련된 일에서 편견과 무지에 빠죠 이성을 몰아내다니, 정령 나는 지금까지 나 자신에 대해 전혀 몰랐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