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런 일이 바로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노동의 현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지방 제조업 도시인 마산에서 나고 자란, 한 용접 노동자의 아주 거친 세계를 다루고 있는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한 번도 마주하기 어려운 일들을 경험하게 해준다. 투박하고, 무겁지만, 이상하게도 페이지는 가볍게 쓱쓱 잘 넘어 가는 책이다. 일단 재미있고,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글 속에 담겨 있는 처절함과 간절함이 자연스레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가난이 싫어서 취업 빨리 하려 실업계를 갔고, 대학물은 먹어야지 싶어서 전문대를 나와 중소기업을 십 년 넘게 전전했다. 변변한 경력도 못 쌓고 나이만 먹었는데, 빚 갚느라 쌓아놓은 재산도 없어 이제껏 뭐하고 살았나 싶기도 하다는 그는 바로 이런 삶을 살아왔기에 청년들이 겪고 있을 불안함과 두려움의 정체도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살벌한 노동강도, 최저 입금,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경력, 한번 당하면 생계와 생명을 위협받는 산재, 공장 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등 정상 사회의 바깥, 차라리 무법지대에 가까운 인간소외의 장... 여태껏 우리가 모르는 척해온 세계의 무자비한 현실이 페이지 가득 펄떡거리는 작품이다. 월요일에 있을 천현우 작가와 한영인 평론가의 줌토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