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평가는 본질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이를테면 간식 같은 거예요. 먹으면 맛있을 수도, 속이 더부룩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안 먹어도 그만이란 거죠. (...) 그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류가 바로 이 자의식 비만에 걸린 분들이었어요. 남들 평가에 너무 신경쓰다보니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죠. 사람은 선플 백 개보다 악플 하나에 훨씬 민감하니까요. 이분들은 떨어진 자존감을 다른 작품을 냉소하고 깔아뭉개며 비난하면서 채우려고 해요. 창작물의 급을 나누는 데 익숙해져서 본질에 집중하질 못해요. 그러다 최후엔 돈도 안 되는 글 따위 쓰지 말걸, 하고 후회하면서 펜을 꺾더군요. pp.269
마음을 다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냉소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제 삶은 설령 <인간극장>에 나와도 논란이 될 만큼 처절하고 지저분한 불행의 연속이었어요. 그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냉소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여러분과 마주할 수 있는 이유도 그 덕분이고요. 냉소는 인간의 가장 나쁜 감정입니다. 분노나 증오마저 마음먹기 따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지만 냉소는 그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 뿐이에요. 대상을 이해할 생각도 없고 공감하지도 못하니 무슨 발전이 가능하겠습니까. 냉소란 마음의 비만하고 같아서 떨쳐내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pp.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