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만 각다분하고 주변 사람들은 편하게 앉아서 공부만 하는 듯 보이던 그때 우리는 그 상태를 '직장인 사춘기'라 부르기로 했다. 직장인 사춘기는 꽤 오랜 기간, 꽤 최근까지 은주를 괴롭혔었다. pp.240
은주는 제조업 생산직의 함정인 영원한 최저 임금 굴레에 빠져버렸다. 차라리 남자였다면 현장직으로 시작해도 승진이나마 가능했다. 하지만 여성은 반장 이상으로 올라갈 수조차 없었다. 이마 위에 강철 천장이 도사리는 셈이 었다. pp.242
어떠한 기대도 설렘도 없는 공간에서, 단지 돈 때문에 일 하는 게 익숙해진 사람들. 거대한 공장의 부품처럼 살아 가는 이들의 모습이 곧 자신의 미래가 될 것 같아 두려웠다. pp.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