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었다. 공장 안에서 지겹고 식상해질 때까지 나눴던 말이, 밖에선 부끄러워서 감히 꺼내지도 못했던 이야기가, 사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며 심지어 가치가 있단 말을 들을 줄이야.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후 뵈었던 다른 분들 역시 이런 노동을 하는 청년 이야기가 세상으로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pp.228
왜 그리 힘겹게 용접하시느냐 물으니, 형님은 머쓱하게 웃어 보이고선 "이래 때아놓으면 멋지다 아이가!"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그 목소리엔 용접사의 자부심과 멋스러움, 흡사 조각사나 화가 같은 예술인의 긍지가 느껴졌다. pp.230
점차 용접해서 버는 돈보다 글 써서 받는 돈이 많아지고 있었다. 퇴직하고 싶은 마음을 눌러 참고 꾸역꾸역 현장에 남았다. 설령 용접기를 놓게 되더라도 현장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최대한 남겨놓고 떠나고 싶었다. pp.231